
6월의 급반등은 통제가 풀린 결과라기보다 EU에 상대적으로 먼저 물량을 공급하는 국가별 ‘선별 허가’의 결과로 보는 편이 데이터에 부합한다. 중국은 4월 통제 골격과 군사용 최종사용자 금지를 그대로 유지한 채, 자석 93%·가공 90%라는 레버리지를 바탕으로 한·미·일로 가는 물량의 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 물량이 2024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한, 이를 경기적 조정으로 보기는 어렵고 구조적 취약성이 이어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
핵심 요약
– 2025년 6월 대미 +660%·글로벌 +157.5%라는 반등은 회복이라기보다 착시에 가깝다. 대미 물량도 크게 반등했지만 2024년 6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38.1% 적고, 여러 시점에 걸쳐 총량보다 ‘누구에게 갔는가’를 살펴보면 유럽이 먼저 채워지는 비대칭이 드러난다.
– 차등의 핵심은 완제품이 아니라 상류 병목에 있다. 채굴 70%·분리정제 90%·자석 93%로 하류로 갈수록 지배력이 커지는 가운데, 통제 1년간 자석은 -4%에 그쳤지만 디스프로슘 -65%·테르븀 -59%·이트륨 -53%로 고온·방산용 중희토만 유독 큰 폭으로 줄었다 — 재고·수요 요인도 배제할 수 없지만, 통제 대상 원소에 낙폭이 집중된 점은 정책 영향이 선택적으로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 밸브는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시세를 보면 NdPr 산화물이 2년래 최고권으로 오르고 중희토가 마르는 사이, 라이선스제 도입 이후 한국의 대중 희토류 수입은 3~6월 구간에 -76%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급감했다 — 다만 이 낙폭이 초기 심사 적체에 따른 일시적 수치인지, 상시적인 공급 제약을 뜻하는지는 이후 시계열이 가를 것이다.
– 가장 큰 청구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한국이다. 자석 대중 의존 93%(2019~2020년 기준)·원소재 100% 수입 구조 아래 현대차 EV 모터와 K방산의 유도무기·레이더가 직접 노출됐고, 국내 대체 스택은 방향이 맞지만 아직 커버리지가 확인되지 않았다.
– 6월 반등·11월 유예는 정상화라기보다 협상 카드의 일부를 회수한 것으로 보는 편이 데이터에 부합한다. 중국은 10월 확대통제만 1년 유예했을 뿐, 4월 골격과 군사용 금지는 그대로 유지했다 — 공급을 조절할 여지는 여전히 중국 정책 당국에 있다.
– ‘볼모 프레임’은 반증할 수 있는 가설이다. 대한·대미 물량의 2024년 수준 회복, 4월 골격 철회, 대한 일반허가 확대 가운데 둘 이상이 확인되면 해빙으로 볼 수 있다. 그전까지는 유럽 편중·대미 통제품목(화합물·금속) 0t가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쪽에 무게를 싣는 신호다.
1장. 660% 반등의 착시 — 총량이 아니라 ‘누구에게 갔는가’를 보라
6월의 급반등 수치만으로는 해빙 신호라 할 수 없다. 국가별로 밸브를 달리 여는 ‘선별 허가’가 빚어낸 통계적 착시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통상 2025년 6월 반등과 11월의 1년 유예를 근거로 희토류 사태가 정점을 지나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그러나 같은 데이터를 대상국별로 나누어 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타난다.
반등의 실체는 이렇다. 2025년 6월 중국의 글로벌 자석 수출은 3,188t으로 전월 대비 +157.5% 늘었고, 대미 물량은 353t으로 +660% 급증했다. 헤드라인만 보면 봉쇄가 풀린 듯하다. 그러나 6월 대미 물량을 1년 전인 2024년 6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38.1% 낮은 수준이다. 4월 이후 크게 낮아진 저점에서 반등한 기저효과가 강하게 작용한 셈이며, 적어도 대미 물량은 통제 이전의 정상 궤도를 회복하지 못했다. 전월 대비 증가율이 세 자릿수에 이르더라도, 대미 물량 자체는 전년 동월보다 여전히 -38.1% 적다는 얘기다.
여기서 가장 강한 반론부터 정면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상화론은 이렇게 주장한다 — 이 반등은 지정학적으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결과가 아니라 신설 라이선스 관료제의 초기 심사 적체가 풀리는 과정이며, EU에 물량이 먼저 공급된 것도 표적화가 아니라 신청·계약·심사 순번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총량이 +8.2% 늘고 한국이 2위 도착지라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본다. 이 반론은 진지하게 검토할 가치가 있으며, 실제로 반등 초기 국면의 데이터만으로는 심사 적체 해소와 선별 허가를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관찰 시점을 뒤로 늦춰도 적체 가설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비대칭은 남는다. 라이선스제 도입 후 8~10개월이 지난 2026년 1~2월에도 대상국별 격차는 해소되지 않았다. 이 기간 EU향 자석은 4,775t으로 전년 대비 +28.4% 늘어 중국 전체 수출의 44.4%를 차지했고, 최대 도착지는 독일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향은 994t으로 -22.5% 줄었다. 총량은 10,763t으로 +8.2% 늘었지만, EU향 증가분이 전체 증가분을 웃돈 반면 미국향은 오히려 감소했다. 단순한 심사 적체라면 시간이 흐르면서 대상국별 격차가 좁아질 여지도 있어야 하지만, 실제 데이터에서는 상당한 격차가 계속됐다. 이처럼 차이가 지속된다는 사실은 순번 해소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국가별로 조건을 달리 적용했다는 해석에 더 잘 들어맞는다. 한 싱크탱크의 통제 1년 평가도 이런 비대칭을 뒷받침한다 — 2025년 11월 기준 유럽향 자석 수입은 전년 대비 +60%였지만 미국은 -11%였고, 결론은 “지정학적 긴장기에 중국은 신뢰할 수 있는 수출 파트너가 아니다”였다.
방법론상 한계는 솔직히 밝혀 둘 필요가 있다. 위 숫자들은 2025년 6월(반등)과 2026년 1~2월(유럽 편중), 그리고 2025년 11월(YoY 증가율)이라는 서로 다른 시점의 관측치다. 이를 하나의 매끄러운 서사로 엮으면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우리의 주장은 ‘한 스냅숏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반등·편중·격차 지속이라는 패턴이 서로 다른 창(窓)에서 반복 관측된다’는 것이다. 한국이 상위 도착지 2위라는 사실도 겉으로는 이 프레임과 맞지 않는 듯하다. 이 점은 그대로 인정한다 — 순위는 ‘받은 물량’을 재는 지표일 뿐 ‘공급의 조건성’을 재는 지표는 아니다. 유럽이 먼저 채워지는 구조에서 2위가 안정적으로 배분된 결과인지, 조절 가능한 잔여 물량을 배분한 결과인지는 순위만으로 판정할 수 없다. 이를 가를 수 있는 반증 가능한 관측점은 하나다 — 대한 월물량이 2024년 수준을 회복하는가.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차등을 물리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밸브의 토대, 곧 하류 독점과 중희토 병목을 다룬다.
2장. 차등의 진짜 무기는 완제품이 아니라 상류 병목이다
앞 장에서 본 국가별 차등이 가능한 까닭은 밸브가 ‘완제품 자석’에만 달린 게 아니라 ‘상류 중희토’에도 있기 때문이다. 이 장의 명제는 분명하다 — 공급 제약의 급소는 자석뿐 아니라 자석에 들어가는 소수의 중희토 산화물에도 있다. 이 때문에 대체 자석 생산도 원료 단계에서 다시 막힐 수 있다.
중국의 지배력은 밸류체인의 하류로 갈수록 커진다. 채굴 단계에서는 약 70%지만, 분리·정제 단계에서는 90%, 최종 자석 제조 단계에서는 93%에 이른다. 광석은 다른 나라에도 있지만, 이를 개별 원소로 분리하고 자석으로 소결할 공정 역량은 중국 밖에서 찾기 어렵다. 이러한 통제는 이미 2025년 4월 4일에 시작됐다. 중국 상무부가 사마륨·가돌리늄·테르븀·디스프로슘 등 중·중희토류 7종과 영구자석을 이중용도 품목으로 지정하고 수출 라이선스제를 도입했다. 통제 대상이 흔한 경희토 전반이 아니라 중·중희토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이 무기의 정밀함이 드러난다.
그 정밀함은 1년치 실측에서 확인된다. 통제 1년(2025.4~2026.3) 동안 글로벌 영구자석 수출량은 -4%에 그쳐 완제품 총량만 보면 큰 변화가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 자석에 쓰이는 중희토 산화물은 급감했다 — 디스프로슘 -65%, 테르븀 -59%, 이트륨 -53%. 자석 총량과 달리, 고온·고성능 용도에 쓰이는 첨가 원소의 수출은 훨씬 큰 폭으로 줄었다.
이 -4% 대 -65%라는 대비만으로 곧장 ‘표적 봉쇄’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다른 가설도 배제하지 말고 짚어 보자. 첫째, 완제품 자석에는 이미 중희토가 들어 있으므로 산화물 단독 수출이 줄더라도 자석에 실려 나간 물량은 별도 품목으로 집계될 수 있다. 둘째, 통제 직전의 재고 선구매나 통제 이후의 수요 위축이 산화물 흐름을 왜곡했을 수 있다. 셋째, 원소마다 수요처와 재고 수준이 달라 낙폭 차이만으로 정책 의도를 확정할 수 없다. 이 요인들을 팩 데이터만으로 완전히 순액화(net)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더라도 실제 낙폭이 디스프로슘·테르븀·이트륨처럼 전략 용도와 연결되는 통제 대상 원소에 집중됐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원소별로 나타난 이러한 선택성은 표적 통제의 영향이라는 해석에 들어맞지만, 그것만으로 순수한 재고·수요 효과를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확정적인 의도 판정이 아니라 개연성이 높은 해석으로 제시한다.
왜 이 문제가 치명적인가.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네오디뮴 자석이 고온에서도 자력을 유지하도록 돕는 첨가재다. 전기차 구동모터와 유도무기처럼 열과 진동이 극한에 이르는 용도에서 급소를 이룬다. 이트륨은 방산 레이더 소재와 직결된다. 따라서 통제의 실효는 완제품 자석 수출량보다 고온·방산 용도에 필요한 원료의 조달 압박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품목별 수출 통계만으로 민수용 저사양 물량은 의도적으로 내보내고 전략 용도만 막는 최종사용자별 ‘이중 밸브’가 입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2차적 함의는 대체 전략도 가로막는다는 데 있다. 한국이나 서방이 ‘탈중국 자석’을 만들더라도, 그 자석의 고온 성능을 좌우하는 중희토 산화물 공급이 중국 중심의 분리·정제 구조에 묶여 있는 한 대체 생산은 원료 단계에서 다시 막힐 가능성이 크다. 완제품 공급선을 다변화해도 상류 병목은 풀리지 않는다. 바로 이 병목이 1장에서 본 국가별 미세조정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며, 그 압력은 다음 장에서 살펴보듯 물량을 넘어 ‘가격’이라는 두 번째 전선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3장. 밸브의 압력은 가격으로도 번질 수 있다 — 물량과 단가의 이중 압박
상류 병목은 물량 통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지배력은 결국 ‘청구서’의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 중희토가 마르면 가격이 오르고, 물량과 단가가 동시에 조일 때 한국처럼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피해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장은 앞의 두 장보다 근거가 약한 지표에 기대고 있어, 확실성을 낮춰 서술한다.
가격 신호를 먼저 보자.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산화물은 네오디뮴 자석의 핵심 원료로, 시장 시세 기준(추가 검증 필요) 2025년 9월 한 달 새 +40% 급등해 2년래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관측된다. 이 수치는 세관 통계처럼 확정된 값이 아니라 상품 시세 데이터에 근거하므로, 이를 단정의 근거로 삼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 또 가격에는 통제 요인뿐 아니라 전기차 수요, 재고, 투기 포지션도 함께 반영된다 — NdPr 상승분 전체를 통제의 순효과로 돌리는 것은 과도하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범위는 이 정도다 — 중희토 산화물 수출이 -50~65%대로 마르는 국면에서 NdPr 가격에도 공급 불안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통제도 그 상승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
물량 측면의 근거는 이보다 더 탄탄하다. 2025년 4월 라이선스제가 시행된 뒤 한국의 대중 희토류 수입은 6월까지 3월 대비 약 76% 급락했다 — 주요 수입국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여기서도 반론을 정면으로 다뤄 보자. -76%는 3→6월이라는 초기 3개월 구간의 낙폭이며, 광의의 ‘희토류 수입’ 지표여서 자석만 놓고 본 수치와는 범주가 다르다. 정상화론이 지적하듯 이 낙폭에는 심사 적체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 섞였을 수 있다. 그렇다면 판단을 가를 핵심은 6월 이후의 시계열이다 — 적체였다면 순번이 돌아오면서 정상화됐어야 하고, 공급 제약이 지속됐다면 낙폭이 이어지거나 특정 대상에서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5장에서 보듯 2026년 5월 대미 통제품목 출하가 0t으로 떨어진 사실은 적어도 일부 대상에서 실제 출하 공백이 발생했음을 보여 준다. 이는 ‘모든 차질이 이미 해소됐다’는 해석과 맞지 않는다. 다만 정책 당국이 완전 차단을 의도했다거나 한국의 -76%가 상시 봉쇄를 뜻한다는 결론까지 단독으로 입증하지는 못한다. 대한(對韓) 자석의 6월 이후 월별 시계열은 아직 확인된 바가 없으며, 이 한국 대상 시계열이야말로 우리 논지의 미해결 핵심이자 앞으로 몇 달간 반드시 추적해야 할 지표다.
이 압박이 지속되면 2·3차 파급효과가 최종 수요 산업의 원가 구조에까지 번질 수 있다. NdPr이 고가권에 머물고 중희토 공급이 계속 빠듯하면 전기차 구동모터의 자석 원가는 구조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완성차 업체에는 일시적인 스팟 변동이 아니라 조달 가능성 자체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는 상황일 수 있다. 방산 조달은 더욱 취약하다. 유도무기·레이더용 고성능 소재는 저사양 제품으로 대체하기 어려워 중희토 공급 제약이 플랫폼 단가와 납기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통념과 판단이 갈린다. 시장은 6월 반등과 11월 유예를 ‘가격도 곧 정상화될 신호’로 받아들이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초기 데이터는 물량(대한 -76%)과 가격(NdPr 고가권)이 함께 압박받는 상황에 더 가깝다. 수출 통제가 완제품뿐 아니라 상류에도 걸려 있는 한, 총량이 반등하더라도 원료 가격 상승과 중희토 조달난은 별개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부담을 한국이 크게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다음 장에서 짚는다.
4장. 청구서를 주로 받는 쪽 — 자석 93%·원소재 100% 수입 의존 한국의 EV·방산
앞 장에서 살펴본 가격·물량 압박은 결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전기차·방산 밸류체인에 닿을 가능성이 높다. 이 장의 명제는 두 가지다 — 한국은 구조적으로 취약한 축에 있으며, 국내 대체 스택의 방향은 옳지만 충분한 커버리지와 양산 시점이 확인되기 전까지 원가·안보 프리미엄을 부담해야 한다.
취약성은 높은 의존도에서 비롯된다. 한국의 영구자석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2018년 94%, 2019~2020년 93% 수준이었고, 희토류 원소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다만 이 93%는 2018~2020년 기준치이므로 현재 수치인 것처럼 제시하면 부정확하다 — 공개 자료상 2023년 상반기에는 85.8%로 낮아졌지만, 2024~2025년의 정밀 최신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도 큰 흐름은 분명하다 — 자석 완제품 수입은 여전히 중국에 크게 편중돼 있고, 원소재는 공급국과 관계없이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한다. 이런 구조에서 앞 장의 -76% 대중 희토류 수입 급감은 단순한 무역 통계에 그치지 않고 산업의 급소를 건드리는 충격이 된다.
또 하나 정직하게 물어야 할 것은 인과의 방향이다. 한국은 ‘표적’인가, 아니면 미·중 갈등의 유탄인가. 대미 -22.5%·미국 통제품목 0t이라는 데이터를 보면, 중국의 1차 겨냥은 미국일 가능성이 높고 한국은 그 대미 반격의 파편을 맞는 위치일 수 있다. 그러나 조달 현장의 결과는 비슷할 수 있다 — 표적이든 유탄이든, 높은 의존도를 지닌 국가는 ‘누가 먼저 채워지는가’의 배분에서 후순위로 밀릴 경우 산업 급소가 곧바로 노출된다. 우리 논지가 요구하는 것은 ‘중국이 한국을 콕 집어 겨눴다’는 의도 증명이 아니라, ‘한국이 이 구조의 고노출국에 속한다’는 노출도 명제이며, 후자는 의도와 무관하게 성립한다.
구체적인 노출 지점은 두 축이다. 첫째는 전기차다. 현대차가 사용하는 EV 구동모터용 네오디뮴 자석 공급망은 중국이 지배하는 자석 제조와 중희토 가공에 노출돼 있으며, 자석의 고온 성능을 확보하는 데 디스프로슘·테르븀이 쓰인다. 둘째는 방산이다. LIG넥스원의 미사일 구동장치(EMA·EHA)에는 NdFeB·SmCo 자석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발전기·전기추진에는 영구자석이, 한화시스템의 AESA 레이더에는 이트륨이 들어간다. 유도무기와 레이더처럼 대체하기 어려운 전략 자산이 중국 중심의 자석·중희토 공급망에 직접 얽혀 있다.
대응 스택은 이미 마련돼 있고 방향도 맞다. 성림첨단산업은 국내 유일의 NdFeB 네오디뮴 자석 제조사로, 대구 공장에서 연 1,0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특히 현대차와 함께 중희토(Dy·Tb) 사용량을 50~80% 줄인 저중희토 영구자석을 개발해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원재료비를 30% 이상 절감했다 — 2장에서 살펴본 중희토 병목을 수요 측에서 우회하려는 정교한 시도다. 정부도 2026년 2월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통해 17종 전체를 핵심광물로 지정하고, 비축 기간을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는 한편 해외자원개발 융자를 675억원(+285억)으로 확대했다.
다만 이 레버리지가 영구적이라는 전제도 점검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이를 반박하는 선례가 있다 — 2010년 센카쿠 분쟁 뒤 유사한 희토류 압박을 겪은 일본은 이후 비중국 광산 투자, 리사이클링, 중희토 저감 기술을 통해 대중 의존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이 사례는 ‘중국 레버리지 = 상수’라는 가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한국의 저중희토 자석·비축 확대·핵심광물 지정도 같은 경로의 초입에 있다. 우리 논지가 무기한 유효한 것은 아니다 — 대체 수단이 양산 궤도에 오르면 볼모 구조는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지금’의 국내 커버리지를 수치로 확정할 자료가 부족하다. 성림의 연 1,000t과 2020년 희토류 영구자석 세계 수요 11.9만t은 서로 범위가 다른 수치이므로, 이를 나눠 국내 수요 대비 1%라고 계산할 수 없다. 국내 전체 수요를 같은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가 없으면 성림 생산능력의 국내 대체 커버리지도 산출할 수 없다. 세계 수요가 2050년 75.3만t까지 6배 넘게 늘어난다는 전망은 현재 국내 능력과 직접 견줄 대상은 아니지만, 대체 스택이 마주할 세계 수요 곡선의 기울기는 보여 준다. 저중희토 자석 역시 실제 양산 시점과 국내 수요 대비 대체 비율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결국 대체 스택이 충분한 양산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한국은 EV 모터와 방산 조달에 구조적 원가·안보 프리미엄을 계속 지불할 공산이 크다. 이 프리미엄이 일시적 조정에 그칠지 상수로 굳을지는 다음 장의 반증 조건에 따라 갈린다.
5장. ‘볼모 프레임’은 반증 가능하다 — 해빙과 구조 지속을 가르는 관측점
앞의 네 장이 성립하려면 이 논지는 반증 가능한 가설이어야 한다. 이 장의 명제는 단순하다 — ‘구조적 볼모’와 ‘해빙’을 가르는 관측점을 분명히 정해 두고 체크리스트로 활용하면 ‘반등’ 헤드라인에 덜 흔들린다.
우선 11월 유예 자체가 해빙의 증거는 아니라는 점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2025년 10월 9일 중국은 0.1% 미니미스·역외 적용을 담은 확대통제를 발표했고, 10월 30일 정상회담을 거쳐 11월 초 그 확대분만 1년(2026년 11월 10일까지) 유예했다. 관건은 유예 범위다. 되돌린 것은 10월에 새로 얹은 확대분뿐이다. 4월에 세운 통제 골격과 군사용 최종사용자 수출 금지는 그대로다. 즉 밸브 자체를 해체한 게 아니라 손잡이의 회전 각도만 일부 되돌린 셈이다. 이를 곧바로 정상화로 해석하면 통제 골격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놓칠 수 있다.
균형을 위해 중국 측의 유인도 짚어 보자. 밸브를 상시화하는 데는 중국도 비용을 치른다 — 자국 자석 산업의 수출 욕구, 고가화로 빨라지는 서방의 탈중국 다변화,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라는 평판 비용이다. 이런 요인들은 중국이 밸브를 무한정 조이지 못하게 하는 제동장치다. 실제로 6월 반등과 11월 유예도 이런 제동이 작동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우리 논지의 요체는 이 제동이 ‘골격을 없애는’ 힘보다 ‘골격을 유지한 채 각도를 조절하는’ 힘에 가깝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어떤 조건이 확인돼야 ‘해빙’으로 볼 수 있는가. 반증 조건은 세 가지다. ① 대한·대미 자석 물량이 2024년 수준을 회복하고, ② 4월 통제 골격과 군사용 금지가 철회되며, ③ 2026년 11월 만료되는 유예가 연장되면서 한국에 일반허가가 확대되는 것 — 이 가운데 둘 이상이 확인되면 구조가 아닌 국면 전환으로 봐야 한다. 반대로 이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는 동안에는 관측 데이터의 무게중심이 ‘선별 공급 지속’ 쪽에 있다고 본다. 물론 잠정적 판단이다. 새 데이터가 반대 방향을 가리키면 즉시 수정해야 한다 — 그래서 반증 조건을 명시했다.
현재 지표는 어느 쪽을 가리키는가. 2026년 5월 세관 데이터에서 대미 수출통제 품목(화합물·금속) 물량은 2025년 9월 이후 처음으로 0t으로 떨어졌다. 이는 특정 국가·품목에서 실제 출하 공백이 생겼음을 뜻한다. 다만 수요·신청·허가 자료가 없어 정책 당국이 의도적으로 완전 차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비대칭은 여러 시점에서 되풀이해 관측된다 — 점유율 기준 EU 44.4%(2026년 1~2월), 수입증가율 기준 EU +60% YoY 대 미국 -11%(2025년 11월). 두 지표는 기준 시점이 달라 하나의 스냅숏으로 묶을 수는 없지만, 서로 다른 창에서 같은 방향의 편중을 보여 준다는 점은 중요하다. 세 반증 조건은 아직 하나도 충족되지 않았다. 관측 가능한 데이터도 대체로 ‘선별 공급 지속’ 쪽으로 기운다.
이 체크리스트의 실전 가치는 헤드라인에 휩쓸리지 않는 데 있다. ‘6월 +660% 반등’이나 ‘1년 유예’ 뉴스가 나올 때마다 시장은 해빙 서사에 끌린다. 하지만 대한 월물량의 2024년 대비 회복 여부, 대미 통제품목의 0t 탈출 여부, Dy·Tb 산화물의 추가 감소 여부라는 세 관측점을 정해 두면, 서사가 아닌 데이터로 국면을 판단할 수 있다. 이 관측점들이 다음 시나리오의 트립와이어다.
시나리오
아래 순위는 정밀한 확률 측정치가 아니라 통제 1년 실측 패턴과 정책 유인을 종합한 정성적 판단이다. 수치화한 예측이 아니므로 상대적 우선순위로 읽어 주기 바란다.
시나리오 A — 선별 공급 고착(구조적 볼모 지속), 가능성 가장 높음
– 트리거: 4월 통제 골격이 2026년 내내 존속하고, 한국이 개별허가에 묶인 채 EU 우대 공급이 이어지는 상태.
– 트립와이어: 대한·대미 월물량이 계속 2024년 수준에 미달하고, 대미 통제품목은 0t을 유지하며, NdPr은 고점권에 머물고 Dy·Tb 수출은 추가 감소.
– 시장 함의: NdPr·중희토의 고가권 유지, 성림·저중희토 관련 기업 재평가, 현대차 EV·K방산의 원가 프리미엄 상수화, 원화 교역조건 소폭 압박.
– 근거: 정책 골격이 존속하는 한 통제 1년 실측 패턴(자석 -4%, 중희토 -50~65%, 유럽 편중)이 관성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가장 높다.
시나리오 B — 해빙(유예 연장·대한 일반허가 확대), 가능성 중간
– 트리거: 미·중 합의로 2026년 11월 유예가 연장되고 범위도 확대되며, 한국에는 일반허가가 부여되는 정치적 데탕트. 서방의 탈중국 다변화가 빨라져 중국의 완화 유인이 커지는 경로도 여기에 포함된다.
– 트립와이어: 대한 수입이 2024년 수준을 회복하고, 대미 통제품목이 0t에서 벗어나며, NdPr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유럽 편중이 완화.
– 시장 함의: NdPr 되돌림, 자석·대체소재 관련주 디레이팅, 현대차 EV 원가 완화, 위험자산에 우호적.
– 근거: 2025년 11월 유예 선례가 있어 확대분 완화는 가능하지만, 4월 골격 자체를 철회하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완전한 해빙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시나리오 C — 재격화(유예 만료·중희토 추가 봉쇄), 가능성 낮음
– 트리거: 2026년 11월 유예가 소멸하거나 군사용 최종사용자 금지가 강화되고, Dy·Tb까지 추가 감축되는 협상 결렬 국면.
– 트립와이어: Dy·Tb 수출이 더 급감하고, 한국 비축이 6개월 미만으로 줄어들며, 방산 플랫폼 납기가 지연되고, 대미·대한 0t 사례가 확산.
– 시장 함의: NdPr·중희토 급등, K방산 조달 위기와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안전자산(금) 수요 확대, 한국 방산주 변동성 확대.
– 근거: 10월 확대통제(0.1%·역외)라는 전례에서 보듯 재격화 카드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상호 관세·경제 비용과 중국에도 수출을 유지할 유인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로 보기는 어렵다.
결론
6월의 반등을 곧바로 해빙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 인과 사슬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중국은 4월 골격과 군사용 금지를 유지하면서(5장), 채굴 70%·분리 90%·자석 93%에 이르는 하류 독점과 중희토 병목을 밸브로 삼아(2장), 유럽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을 공급하고 미국향 물량은 줄이는 식으로 국가별 공급량을 달리하는 것으로 보인다(1장). 한국은 실제 대한 월별 시계열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직접적인 물량 조임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중국산 자석 의존도가 높아 배분 조건 변화에 크게 노출돼 있다. 이 밸브는 시장 시세상 NdPr 고가권과 대한 수입 -76%라는 가격·물량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고(3장), 자석의 높은 대중 의존도와 원소재 전량 수입 구조를 지닌 한국의 EV·방산에는 청구서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4장). 대미 총량 반등(+660%)과 1년 유예라는 헤드라인이 나왔지만, 이 사슬의 어느 고리도 아직 뚜렷하게 끊어지지 않았다.
가장 강한 반론 — “그래도 총량은 +8.2% 늘었고, 반등은 심사 적체가 풀리는 정상화이며, 한국은 2위 도착지 아니냐” —은 진지하게 검토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EU 증가분이 전체 증가분을 웃돌았고, 적체가 해소됐다면 좁혀질 수도 있었던 대상국별 격차는 상당 기간 이어졌으며, 유예는 10월 확대분만 되돌렸을 뿐 골격은 그대로다. 대미 통제품목이 2026년 5월 0t까지 떨어졌다는 사실도 정상화가 완료됐다는 주장과 맞지 않는다 — 다만 이 지표 하나만으로 중국의 차단 의도나 한국의 사례까지 자동으로 결론 내릴 수 없다는 점은 앞서 밝혀 두었다. 우리 논지의 약점도 숨기지 않는다 — 대한 자석의 6월 이후 월별 시계열이 정상화되고 일본식 다변화가 대중 의존을 유의미하게 낮춘다면, 볼모 구조론은 그만큼 약해진다. 따라서 이는 신념이 아니라 반증 가능한 가설이다.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이렇다. ① 2026년 4분기, 대한 자석 물량이 2024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구조적 볼모’ 판단에 무게를 더하고 조달·재고 전략을 방어적으로 전환하라. ② 2026년 하반기, NdPr·중희토가 추가 상승하면 성림·저중희토 관련 기업 재평가와 EV·자석 원가 압박 확대에 대비하라. ③ 2026년 11월 유예 만료 시점에 연장과 대한 일반허가가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4월 골격의 상시화를 기본 시나리오로 두라. 이번 주 독자가 단 하나만 추적한다면, 그것은 대미 수출통제 품목 물량이 0t을 유지하는지 여부다 — 이 숫자가 0에 머무는 한, 6월 반등이 무엇을 말하더라도 공급 제약이 완전히 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출처
– [CSIS — Rare Earth Export Restrictions One Year Later (2026-04-03)](https://www.csis.org/analysis/rare-earth-export-restrictions-one-year-later)
– [CSIS — China’s New Rare Earth and Magnet Restrictions Threaten U.S. Defense Supply Chains (2025-04-14)](https://www.csis.org/analysis/chinas-new-rare-earth-and-magnet-restrictions-threaten-us-defense-supply-chains)
– [Reuters (via Yahoo Finance) — China’s exports of rare earth magnets to the US surge in June (2025-07-20)](https://finance.yahoo.com/news/chinas-exports-rare-earth-magnets-060543156.html)
– [South China Morning Post — China’s rare earth magnet exports to US keep falling as Europe gains (2026-03-20)](https://www.scmp.com/economy/global-economy/article/3347326/chinas-rare-earth-magnet-exports-us-keep-falling-europe-gains)
– [Silverado Policy Accelerator — China’s Global Exports of Rare Earths: June 2026 Update (2026-06-26)](https://silverado.org/publications/chinas-global-exports-rare-earths-june-26-update/)
– [글로벌이코노믹 — 희토류 수출통제 1년, 글로벌 공급망 4% 감소·방산은 ‘고사 위기’ (2026-05-17)](https://www.g-enews.com/article/Global-Biz/2026/05/2026051707120448102bd56fbc3c_1)
– [뉴스로드 — K방산, ‘중(重)희토류 쇼크’…유도무기·레이더부터 멈춘다 (2025-09-01)](http://www.newsroad.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964)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산업통상자원부 — 희토류 17종 전체 핵심광물 지정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 (2026-02-05)](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59131)
– [FDD — China Pauses Some Rare Earth Export Curbs While Retaining Levers of Control (2025-11-12)](https://www.fdd.org/analysis/2025/11/12/china-pauses-some-rare-earth-export-curbs-while-retaining-levers-of-control/)
– [뉴스밸류(NVP) — 2026년 1~2월 중국 자석 수출 통계(총 10,763t·한국 2위) (2026-03)](https://www.nvp.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7535)
– [SK이엔에스뉴스(skenews) — 한국 영구자석 대중 수입 의존도 93% (산업부 국회제출 자료) (2020-12)](https://www.ske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36984)
– [이투데이(etoday) — 국내 유일 NdFeB 제조사 성림첨단산업, 대구 연 1,000t (2026-02-02)](https://www.etoday.co.kr/news/view/2551383)
– [시사저널(sisajournal) — 성림·현대차 공동 저중희토 영구자석 개발 (2026-01)](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75174)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