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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Economic & Geopolitical Insights | Daily In-depth Analysis Report

PJM 76% 폭등의 본질: 옵션형 도매가격으로 굳어버린 66GW의 비가역성

PJM 76% 폭등의 본질: 옵션형 도매가격으로 굳어버린 66GW의 비가역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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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이 그린 31→66GW 곡선은 더 이상 전망이 아니라 이미 PJM 용량경매를 FERC 상한에 묶어버린 가격결정 인자다. 1분기 도매가 75.5% 폭등은 일회성 충격이 아니라 한계비용 시장이 ‘예약된 미래 부하의 옵션 가치’를 현물에 반영하기 시작한 첫 신호이며, 66GW의 절반이 실현되는 경로에서 PJM 도매가는 MWh당 200달러 위에 안착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핵심 요약

– 2027/28년도 PJM 피크부하 상향분 5,250MW 가운데 5,100MW(97%)가 데이터센터 신규 수요라는 점은 ‘예측’이 이미 ‘경매 입력값’으로 내재화됐음을 의미하며, 66GW 곡선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가격결정 변수다.

– 용량경매가 FERC 상한 333.44달러/MW일에 정확히 묶이고도 6,623MW 부족 상태로 종료됐다는 사실은 PJM이 한계비용 균형에서 분리돼 ‘구속적 부족 프리미엄’ 구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 12월 경매 데이터센터 부담 65억 달러 중 62억 달러(95%)가 아직 건설되지 않은 부지에서 발생, 실수요 검증 없는 큐 등록이 일반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비대칭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 신규 데이터센터 중 50~60%만 적기 가동된다는 골드만 가정은 단순한 보수화가 아니라, 신규 공급 투자의 FID 가시성 자체를 흐려 부족 균형을 장기화시킬 가능성을 높인다.

– 직전 두 경매에서 누적 130억 달러가 명목 결제액 차원에서 비가역적으로 잠긴 만큼, 차기 경매 단가 후퇴는 가능해도 컨센서스의 ‘76% 폭등 직전 수준 정상화’는 가격결정 메커니즘 자체가 바뀐 이상 도달 가능 균형점이 아니다.

– PJM 13개주에서 확인된 가격결정 템플릿은 한국 시장구조와 동일하지 않지만, 부하예측 함수가 단일 산업에 인질로 잡히는 메커니즘은 한국 RE100·전기요금·발전 슈퍼사이클의 시간표를 12~24개월 앞당기는 신호다.

1장. 66GW는 이미 PJM 경매를 움직이는 입력값이 됐다

골드만이 제시한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31→66GW 곡선은 단순한 시장 전망이 아니다. 이미 PJM 부하예측 모델의 핵심 입력값으로 내재화됐고, 2027/28년 용량경매 결과 안에 가격으로 박혀 있다.

2027/28 인도연도 BRA 보고서가 직전 경매 대비 5,250MW만큼 피크부하 전망을 상향했고 이 가운데 5,100MW가 데이터센터 신규 수요에서 비롯된다고 명시했다는 점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비율로 따지면 97%다. PJM 부하예측 모델 안에서 신규 부하 증분이 사실상 전부 데이터센터 한 종류의 고객군에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한 전력시장의 부하예측 함수가 다중 산업 평균에서 단일 산업 의존으로 변질됐다는 의미다.

골드만이 이번에 제시한 2027년 8.5% 점유율 — 2025년 4.1%에서 두 배 — 가정은 그대로 PJM 모델 안에서 확인된다. 31GW에서 66GW로 가는 곡선은 외생 변수에서 PJM이 부하예측·인터커넥션 요청을 통해 점차 내재화하고 있는 내생 변수로 굳어지는 경로에 있다. 골드만의 전망이 시장 외부 데이터에서 시장 내부 입력값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두 가지 결과를 동반한다. 첫째, 부하예측 오차의 분산이 단일 산업의 자본지출 곡선에 종속된다. 데이터센터 캡엑스가 흔들리는 폭이 곧 PJM 예비율의 진폭이 된다. 둘째, 가격은 부하 변동성 자체에 대한 옵션 프리미엄을 반영하기 시작한다. 종래의 한계비용 시장이 한 종류의 부하만 들어오는 단일 채널 시장으로 변질되면, 가격은 평균 한계비용이 아니라 ‘최악 시나리오 부하의 보험료’에 수렴한다. 한계비용 메커니즘은 평균 부하의 확률분포를 가정하지만, 단일 산업 의존 메커니즘은 분포 자체가 한 종류의 자본지출 결정에 인질로 잡힌다.

2차 함의는 한국이다. 한전 부하예측 모델과 전력거래소 SMP 형성 메커니즘은 PJM과 시장구조가 다르지만, 단일 산업이 부하예측을 점령하는 순간 가격결정 함수가 바뀐다는 일반 원리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네이버·카카오·삼성·SK의 하이퍼스케일 큐는 아직 산업용 일반부하와 합산 산정되지만, PJM이 보여준 것은 부하예측 함수가 한 산업의 capex 곡선에 종속되는 순간 가격결정 메커니즘 자체가 바뀐다는 사실이다. 한국 전력당국이 12~18개월 안에 직면할 첫 정책 결정은 ‘하이퍼스케일 부하 분리 산정’이며, 이를 미루는 만큼 SMP의 변동성이 단일 산업의 자본지출 결정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

2장. FERC 상한 도달과 6,623MW 부족은 ‘구속적 부족 프리미엄’ 구간을 선언했다

2027/28 PJM 용량경매가 FERC 승인 가격상한 333.44달러/MW일에 정확히 묶여 마감됐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기술적 데이터지만, 동시에 6,623MW가 부족한 채로 종료됐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가격이 상한에 닿았는데도 신뢰도 요구치를 채울 수 없었다는 것은 가격결정 메커니즘이 본래 설계된 한계비용 균형 구간에서 분리됐다는 의미다.

용량경매는 본래 신뢰도 요구치를 만족시키는 한계 발전기의 비용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장이 청산된다. 그런데 2027/28 경매에서 일어난 일은 공급 곡선이 수요 곡선과 만나기 전에 끊겨버렸다는 것이다. 한계 발전기가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은 FERC 상한이라는 행정적 천장에 닿았고, 부족분은 6,623MW라는 RTO 사상 최초의 ‘1-in-10년 기준 미달’ 형태로 남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가격이 더 이상 ‘한계비용’이 아니라 ‘구속적 부족 프리미엄(binding scarcity premium)’으로 결정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상한이 없었다면 청산가는 333.44달러보다 훨씬 위에서 형성됐을 것이고 부족분은 사라졌을 것이다. 행정적 상한이 시장 청산을 가로막은 결과 가격은 상한에 고정되고 부족은 잔존하며 — 이 둘은 더 이상 시장이 자가조정하지 못한다. 약 164억 달러 규모로 마감된 경매의 청산 메커니즘이 이미 행정 결정의 함수가 됐다는 뜻이다.

이 구간에서 PJM Q1 2026 용량비용이 MWh당 14.21달러, 398.1% 폭등을 차지했다는 통계는 표면적 충격이 아니라 메커니즘 전환의 가격 증거다. 용량비용은 본래 ‘미래 신뢰도를 보장하는 옵션 프리미엄’이다. 부족이 구속적 상태로 잠긴 순간 이 옵션 프리미엄은 한계비용에 종속되지 않고, 대신 ‘용량 미확보 시 부하차단 손실의 기댓값’에 수렴한다. 옵션형 가격결정의 본질이다. 용량비용의 398% 폭등은 도매가 총 상승분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절대치이지만, 75.5% 전체 폭등 대비 5배 이상의 변화율이라는 점이 결정적이다 — 도매가 분해 가운데 가장 가파른 곡선이 용량 항목에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격결정의 무게중심이 한계비용에서 옵션 프리미엄으로 이동 중이라는 정량 증거다.

2차 함의는 정치·행정의 상시 개입이다. 가격상한이 무력화된 경매는 다음 회차에서 두 가지 압력에 동시에 노출된다 — 상한을 더 올리라는 산업계 요구와 상한을 더 내리라는 소비자·州정부 요구. RTO 자율성의 핵심 기반이었던 ‘가격이 시장 균형을 만든다’는 명제가 깨진 만큼, 향후 모든 경매는 정치적 결정의 함수가 된다. Pennsylvania 州정부가 이미 가격상한 소송 합의를 이끈 사례가 그 시작이며, 12개월 안에 다른 州·연방 단위 개입이 표준화될 가능성이 높다. ComEd가 일리노이에서 제기한 요금 분리 논쟁은 시카고 본사 차원의 단일 사건이 아니라 RTO 전반의 정치적 표준이 될 수 있다.

3장. 미건설 부지 62억 달러: 컨센서스가 오독한 비가역성

시장의 다수 의견은 PJM 75.5% 폭등을 일시적 충격으로 본다 — AI 자본지출이 둔화되거나 신규 가스발전이 가동되면 2027~28년에 정상화된다는 것이다. 이 컨센서스는 두 개의 결정적 데이터를 분리해 읽지 못하고 있다.

첫째 데이터는 경매 구성이다. 2025년 12월 PJM 용량경매에서 데이터센터가 부담한 65억 달러 가운데 62억 달러, 정확히 95%가 아직 건설되지 않은 부지에서 발생했다. 둘째 데이터는 가격 변화율이다. Q1 2026 도매가 분해표에서 용량 항목이 MWh당 14.21달러, 398.1% 폭등하며 분기 총 상승분 가운데 가장 가파른 구성요소가 됐다. 두 수치는 같은 메커니즘의 다른 측면이다 — 12월 경매에서 미건설 큐가 청산가를 상한에 묶어버렸고, 그 결과가 다음 분기 도매가 분해표에서 용량 항목의 폭증으로 가시화됐다.

이 메커니즘은 두 가지 비대칭을 만든다. 첫째, 큐 등록만으로 용량경매에 부하 수요가 잠긴다 — 실제 가동 여부와 무관하게. 둘째, 한 번 청산된 경매의 명목 결제액은 사후적으로 환불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가 가동을 포기하더라도 이미 청산된 용량경매의 명목 청구액은 그대로 살아남아 일반 소비자에게 청구된다.

직전 두 차례 경매에서 누적 약 130억 달러가 이 메커니즘으로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이 130억 달러는 명목 결제액의 의미에서 환불 경로가 존재하지 않는다 — AI 거품이 꺼져도, 데이터센터의 절반이 취소돼도, 가스발전이 예정대로 가동돼도 이미 청산된 명목 청구액은 그대로 살아남는다. ‘소비자 가격 충격은 매우 크고 되돌릴 수 없다(price impacts on customers have been very large and are not reversible)’는 공식 진단의 근거다. ‘되돌릴 수 없다’는 표현은 수사적 강조가 아니라 용량경매 결제 구조의 법적 사실이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이 결정적이다. 비가역적인 것은 이미 청산된 명목 총액이지, 차기 경매의 단가가 아니다. 2028/29·2029/30 경매에서 신규 가스·SMR·DR 등이 충분한 속도로 유입되면 단가는 후퇴할 수 있다. 그러나 직전 두 경매에서 잠긴 130억 달러는 단가 후퇴와 별개로 그대로 청구된다. 컨센서스의 ‘정상화’ 시나리오가 오독하는 지점이 바로 이 분리다 — 잠긴 명목 비용은 미래 수요·공급의 함수가 아니라 결제 구조의 함수이며, 단가 후퇴가 일어나더라도 ‘76% 폭등 직전 수준 베이스라인’으로 회귀하는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비대칭 가격결정의 정치적 결과를 결정한다. 95% 미건설 부지가 일반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구조는 ‘데이터센터 자체발전 의무화’와 ‘하이퍼스케일 인터커넥션 큐 분리’ 입법을 12개월 내 연방 차원 의제로 끌어올린다. Pennsylvania·Maryland·Virginia·Ohio 州정부의 동시다발 개입은 입법 동력의 임계점을 의미하며, 북버지니아 데이터센터 회랑(애슈번)의 큐 정체는 분리 입법의 물리적 정당성을 확보해준다. 한국 산업부가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의무 분리 법제화를 18개월 내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그널이다.

4장. 50~60% 적기 가동률이 부족 균형을 장기화한다

골드만이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잡은 가정은 ‘신규 데이터센터 용량의 50~60%만이 예정대로 가동될 것’이라는 단서다. 이 단서는 표면적으로는 부하 추정을 보수화하는 것처럼 읽히지만, 실제로 PJM 가격결정에 미치는 효과는 정반대 방향에 더 가깝다 — 공급 부족을 일시적 현상에서 장기 균형 상태로 끌어내는 효과를 동반한다.

여기서 한 가지 반박이 정직하게 검토돼야 한다. 부하가 늦게 들어오면 공급도 시간적 여유를 얻는 것 아닌가. 부하 분산이 곧 공급 분산을 의미한다면 양쪽이 같이 늦춰질 뿐 부족은 장기화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 반박은 부분적으로 옳다. 그러나 결정적 비대칭이 한 가지 있다 — 신규 가스·원자력의 FID(최종투자결정)는 향후 수요 경로의 가시성에 의해 결정되며, 적기 가동률이 50~60%로 떨어지면 데이터센터 부하 도래 시점 자체가 불확실해진다. 회수 기간이 단순히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회수 기간을 추정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핵심이다. 자본배분 의사결정자가 수요 곡선의 분산 자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IRR을 추정하기 위해 더 큰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하면 FID 자체가 미뤄진다. 부하의 지연이 곧 공급의 지연으로 1:1 매핑되지 않는 이유다.

PJM 2027/28 낙찰 자원믹스에서 신규 천연가스 43%, 원자력 21%, 석탄 20%, 수요반응 5%, 수력 4%, 풍력 2%의 구성은 이 비대칭이 어디에서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핵심 신규 공급원인 가스가 부하 가시성 저하 구간에서 FID를 늦추면, 부족분 6,623MW는 다음 경매에서도 해소되기 어렵다.

이것이 ‘구조적 부족 시장(structural shortage market)’이라고 부를 만한 균형이다. PJM 신뢰도 마진은 이미 1-in-10년 기준 6,623MW 미달이며, 이 부족분이 다음 경매에서 해소되려면 자원믹스에서 가스 비중이 결정적으로 늘어야 한다. 그러나 가스 적기 가동률이 50~60%로 고정되고 부하 도래 시점이 흐려지면, 2028/29·2029/30 경매가 다시 FERC 상한 근처에서 청산될 시나리오가 베이스라인 가운데 가장 개연성 높은 경로로 자리잡는다. 부족 → 상한 도달 → 신규 투자 FID 지연 → 부족 재생산이라는 자기강화 루프가 가격결정 메커니즘에 잠긴다. 베이스라인이 단일 경로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 시나리오 B·C가 각각 25% 확률로 분기한다 — 다만 균형 회귀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컨센서스의 가정은 비대칭 정보 구조 위에 서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2차·3차 함의는 명확하다. 첫째, 원자력 SMR·기존 원전 재가동이 ‘대안’이 아니라 ‘필수’로 정책 지위가 격상된다. 기존 원전 비중 21%를 유지·확대하지 못하면 부족분을 메울 자원이 사실상 없다. 둘째, 한국 11차 전기본의 SMR·LNG 보강분이 1~2년 내 추가 상향 개정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 PJM이 보여준 50~60% 적기 가동률 가정은 한국 발전소 건설 일정에도 그대로 적용되며, 한국이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신규 발전 FID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 셋째, 가스터빈·변압기·HVDC 케이블 공급자에게 우상향 수요 곡선이 잠기는 경로가 가시화된다 —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이 단순 사이클 종목이 아니라 구조적 슈퍼사이클의 1차 수혜자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5장. 1분기 폭등은 한국 시간표를 12~24개월 앞당기는 신호다

PJM Q1 2026 도매전력 총비용이 MWh당 77.78달러에서 136.53달러로 75.5% 상승한 사건은 PJM 13개주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다. AI 부하가 들어오는 모든 전력시장의 가격결정 템플릿이며, 한국의 RE100·전기요금·발전 슈퍼사이클의 시간표를 12~24개월 앞당기는 신호다.

PJM이 보여준 것은 정확히 다섯 단계의 인과 사슬이다. ① 단일 산업(데이터센터)의 부하 큐가 RTO 부하예측에 내재화된다. ② 부하예측 상향이 용량경매 청산을 FERC 상한으로 밀어올린다. ③ 상한 도달에도 부족이 잔존, 가격결정이 ‘구속적 부족 프리미엄’ 구간으로 진입한다. ④ 95% 미건설 부지의 비용이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되며 130억 달러가 명목적으로 잠긴다. ⑤ 50~60% 적기 가동률이 신규 공급의 FID 가시성을 떨어뜨려 부족 균형을 장기화한다.

이 다섯 단계가 한국에서 재현될 때 결정적 변수는 시장구조의 차이다. PJM은 분산형 RTO 구조에서 BRA(Base Residual Auction)라는 옵션형 용량경매를 갖고 있지만, 한국은 한전 수직통합 구조에서 KPX의 SMP 단일가격·정산조정계수·총괄원가 보상 체계로 운영된다. 따라서 PJM의 BRA 메커니즘이 KPX에 그대로 이식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①번 단계 — 단일 산업의 부하 큐가 부하예측에 내재화되는 과정 — 는 시장구조와 무관하게 진행되며, 그 결과 ②~⑤번 단계의 압력이 한국에서는 SMP 단가 상승·산업용 요금 인상·발전소 건설 일정 가속·자체발전 PPA 의무화 입법이라는 다른 채널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메커니즘은 다르지만, 단일 산업이 부하예측을 점령하는 순간 가격이 그 산업의 capex 곡선에 종속된다는 일반 원리는 동일하다.

①번은 이미 진행 중이다. 한전과 전력거래소의 부하예측에 하이퍼스케일 큐가 합산 산정돼 들어가고 있다. ②번은 11차 전기본 확정 단계에서 직면한다. SMR·LNG 비중 추가 상향이 핵심 결정 변수다. ③번에 해당하는 압력은 2027~28년 한국 SMP 결정 메커니즘에서 시험될 것이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정당성이 이 구간에서 결정된다. ④번과 ⑤번은 한국이 미리 학습한 후 입법으로 차단할지, 사후에 비용을 떠안을지에 따라 갈린다.

확인된 시그널은 명확하다. PJM 도매가가 MWh당 200달러 위에서 안착하는 경로가 베이스라인으로 굳어지면, 한국 SMP도 200원/kWh 부근에서 상시화될 시나리오가 베이스라인이 된다. 환율과 LNG 도입가격의 함수일 뿐, 부하예측 함수가 단일 산업에 종속되는 메커니즘 자체는 시장구조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①~⑤ 단계가 완료되는 시간표는 PJM의 18~24개월 단순 후행이 아니라, PJM 데이터를 학습한 한국 데이터센터 큐의 가속화로 12~24개월 안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130억 달러가 명목적으로 잠긴 사례가 글로벌 자본시장에 학습된 이상, 한국 하이퍼스케일러도 큐 등록 시점을 앞당기는 인센티브에 직면한다.

2차 함의는 5중 충격이다. ①AI 수요 임계점이 앞당겨진 전력기기 슈퍼사이클(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②11차 전기본 SMR·LNG 비중 추가 상향, ③RE100 이행에서 자체발전 PPA 모델이 외부 그린 전력 조달보다 우선화, ④데이터센터 입지·전력공급 의무 분리 법제화 압력, ⑤한전 산업용 요금 인상의 정당성 확보가 18개월 안에 동시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PJM이 18개월 동안 단계적으로 겪은 충격이 한국에서는 12~24개월 안에 압축적으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핵심 명제는 단순하다. PJM 75.5% 폭등은 데이터가 아니라 메커니즘 전환의 가격 증거이며, 한국이 따라가는 시간표는 PJM이 정한 것이 아니라 골드만 66GW 곡선이 정한 것이다. 한국은 PJM의 결과를 미리 보고 정책을 설계하는 비대칭 이점이 있다 — 18개월 안에 이 이점을 행정 결정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미건설 큐가 일반 소비자에게 130억 달러를 전가한 것과 유사한 비용 전가 구조가 한국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6장. 반대 가설의 정직한 검증 — ‘한시적 부족 프리미엄’ 가설은 왜 부족한가

여기까지의 논의는 ‘옵션형 가격결정으로의 구조 전환’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에 가장 강력한 반론이 있다. 한시적 부족 프리미엄 가설이라 부를 수 있는 그 반론은 이렇게 정리된다 — PJM 75.5% 폭등은 옵션형 가격결정 전환이 아니라 한시적 부족 프리미엄의 일회성 표출이며, 가스 신증설·SMR·수요반응이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되면 청산가는 균형회귀하고 미건설 큐의 50% 이상이 자연 탈락하면서 잠긴 비용도 차기 경매 재배분으로 희석된다.

이 반론은 가볍게 기각해야 할 가설이 아니다. 세 가지 진지한 근거가 있다. 첫째, 50~60% 적기 가동률 가정이 정확하다면 명목 큐의 절반이 자연 탈락하며 다음 경매에서 부하예측이 자동 하향될 여지가 있다. 둘째, 수요반응(DR)·가상발전소(VPP)·배터리 ESS는 가스터빈과 달리 장기 리드타임이 필요하지 않고 분기 단위로 공급탄력성을 확장할 수 있다. PJM 2027/28 자원믹스에서 수요반응이 이미 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단기 공급 조정 채널이 열려 있다는 증거다. 셋째, FERC가 미건설 부지의 용량비용을 사후 재배분하거나 인터커넥션 큐 분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채택할 수 있다. 잠긴 130억 달러가 단가 수준에서 다음 경매 결제로 분산·희석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본 분석의 베이스라인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세 가지 비대칭에 있다. 첫째, 비가역성은 ‘명목 결제액’에 적용되는 차원이며 ‘단가’와는 분리된다. 차기 경매 단가가 후퇴할 가능성은 인정되지만, 직전 두 경매에서 청산된 130억 달러는 어떤 단가 시나리오에서도 청구액 자체가 환불되지 않는다. 컨센서스가 오독하는 지점이 바로 이 분리이며 — 단가 후퇴는 잠긴 명목 비용 위에서의 부분 후퇴일 뿐이다. 둘째, DR·VPP·ESS의 단기 공급 확장은 부족분의 일부를 흡수할 수 있지만 6,623MW 부족분을 단독으로 메우기는 어렵고, 무엇보다 데이터센터 부하의 변동성을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 — 데이터센터 부하는 24/7 거의 일정한 베이스로드 성격이라 시간 시프팅 가치가 낮기 때문이다. 셋째, FERC의 큐 분리·재배분 행정명령은 산업계 저항이 큰 입법이며 12~18개월 안에 확정될 가능성은 시나리오 C의 25% 안에 일부 반영돼 있다.

다만 명확한 반증 경로(falsification)도 함께 명시해 둔다. 본 분석의 베이스라인이 흔들리는 시그널은 다음과 같다 — (a) 2028/29 BRA 청산가가 FERC 상한 미만(예: 250달러/MW일 이하)에서 마감되고 신뢰도 부족분이 3,000MW 이하로 축소되는 경우, (b) PJM 큐 데이터센터의 30% 이상이 12개월 내 자발적 철회되는 경우, (c) FERC가 미건설 부지 큐의 용량비용을 소급 재배분하는 행정명령을 채택하는 경우, (d) 데이터센터 실측 부하가 큐 등록치의 40% 미만으로 확인돼 PJM이 부하예측을 하향 조정하는 경우. 이 네 가지 가운데 두 개 이상이 6개월 이내에 동시 발생한다면 시나리오 C의 확률 가중치가 25%에서 40~50%로 재조정돼야 한다.

분석의 한계도 명시한다. 본 분석의 근거는 골드만 단일 보고서·PJM 1분기 SOM·12월 BRA 1회 경매에 집중돼 있다. 시계열 깊이가 얕고 ERCOT·MISO·CAISO 등 타 RTO와의 횡단 비교가 부재해 ‘템플릿화’ 주장은 단일 사건 외삽 위험을 안고 있다. 다른 RTO에서도 같은 메커니즘이 확인되는지는 향후 6~12개월의 분기별 SOM 보고서에서 추적해야 할 핵심 질문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공급측 변수를 추가로 짚어둔다. 데이터센터 측이 PJM 부하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발전(behind-the-meter gas·SMR)·PPA 직접조달로 이탈하는 흐름이다. 이 흐름이 가속화되면 큐 등록 자체가 감소해 다음 경매 부하예측이 하향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차기 단가에 완충 효과를 가져온다. 다만 이 효과는 2027/28 경매가 청산된 직후가 아니라 빨라야 2028/29 경매부터 가시화되며, 그 사이에 이미 잠긴 명목 비용은 변하지 않는다. 자체발전·PPA 이탈은 본 분석의 베이스라인을 약화시키는 변수가 아니라, 시나리오 A에서 시나리오 C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변수로 작동한다.

시나리오

A. 구조적 부족 정상화(기준, 확률 50%)

트리거: 2027년 데이터센터 실측치가 55~60GW에 도달하고, 신규 가스발전 적기 가동률 60%를 확보하며, FERC 상한이 350달러/MW일로 단계 상향되는 경로다.

트립와이어: Q3 2026 PJM SOM 도매가 150달러/MWh 돌파, 2028/29 BRA 청산가 350달러 도달, PJM 신뢰도 부족분 8,000MW로 확대, 가스터빈 인도 리드타임 추가 지연이 확인되면 시나리오 A 진입이 굳어진다.

시장 함의: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은 12개월 동안 +30~50% 리레이팅, 미국 IPP(Vistra·Constellation)는 +25%, 한전 채권 스프레드는 +30bp 확대된다. SMR 밸류체인이 베이스라인 시나리오에서 이미 구조적 성장 종목으로 분류된다.

확률 근거: 골드만 시나리오 중앙값과 PJM 자체 부하예측 컨센서스의 합산점이 이 구간에 위치하며, FERC와 州정부의 단계적 타협이 가장 개연성 높은 정치적 경로다.

B. AI 가속·상한 폐지(확률 25%)

트리거: 66GW 전망을 초과하는 데이터센터 큐가 추가 등록되고, Anthropic·OpenAI가 추가 자본지출을 발표하며, FERC가 가격상한 자체를 폐지하는 경로다.

트립와이어: 2028/29 BRA 400달러/MW일 초과, PJM 도매가 200달러/MWh 안착, 데이터센터 미국 전력 비중 10% 조기 돌파, 연방 행정부의 비상발전 행정명령이 신호다.

시장 함의: 미국 천연가스 헨리허브가 5달러/MMBtu 위로 안착, SMR 종목(NuScale·X-energy) 밸류에이션이 2배 리레이팅, 두산에너빌리티·삼성중공업이 +60% 구간으로 진입한다. 한국 SMP가 200원/kWh에서 상시화되며 산업용 요금 인상이 강제된다.

확률 근거: 골드만 상단 시나리오와 FERC·연방 행정부의 산업계 합의 경로가 결합돼 정책 비대칭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의 경로다.

C. AI 거품·좌초자산(확률 25%)

트리거: 데이터센터 신규 큐의 30~50%가 취소되고, GPU 공급 과잉으로 학습 수요가 둔화되며, 가스발전 자본투자가 좌초자산화되는 경로다. FERC가 미건설 부지 큐의 용량비용을 소급 재배분하는 행정명령을 채택할 가능성도 이 시나리오에 포함된다.

트립와이어: Q4 2026 데이터센터 가동률 50% 하회, PJM 큐 철회율 30% 초과, 미국 IPP 자본지출 가이던스 하향, 가스터빈 신규 주문 취소가 신호다.

시장 함의: 잠긴 용량요금의 명목 청구액은 그대로 잔존하지만 차기 경매 단가는 110달러/MWh로 후퇴, Vistra·Talen 단기 -30%, 한국 발전기기 모멘텀이 둔화된다. SMR 펀딩이 위축되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단기 조정 구간에 진입한다.

확률 근거: 1999~2001 닷컴 텔레콤 capex 거품 사이클의 회귀를 가정한 경로로, 잠긴 130억 달러의 명목 청구액은 환불되지 않으나 신규 폭등 동력은 사라진다.

결론

PJM 1분기 75.5% 폭등은 한 RTO의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한계비용 시장이 옵션형 가격결정 구조로 이행하기 시작했다는 첫 가격 확인이다. 골드만 66GW 곡선의 절반이 실현되는 경로에서 PJM 도매가는 MWh당 200달러 위에 안착할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이는 미국 에너지 비용곡선의 베이스라인이 향후 24개월 안에 한 단계 위에서 재설정될 개연성이 가장 높다는 의미다 — 영구성을 단정할 수는 없어도, 단순 회귀를 가정할 수도 없다. 핵심은 컨센서스가 오독한 비가역성이다. 직전 두 경매에서 잠긴 130억 달러의 명목 청구액은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환불되지 않으며, 2025년 12월 경매에서 데이터센터가 부담한 65억 달러 중 62억 달러(95%)가 미건설 큐에서 발생했다. 차기 경매 단가 후퇴는 시나리오 C에서 가능하지만, 잠긴 명목 비용을 거슬러 베이스라인을 76% 폭등 이전으로 되돌리는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3개의 구체적 행동 시점을 제시한다. 첫째, Q3 2026 PJM SOM에서 도매가 150달러/MWh 돌파가 확인되면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 비중을 6개월 윈도에 걸쳐 확대한다. 둘째, 2026년 12월 PJM 2028/29 BRA 청산가가 350달러/MW일을 넘어서면 미국 유틸리티 ETF(XLU·VPU) 비중을 5%p 추가한다. 셋째, 2026년 하반기 FERC의 가격상한 재상향·폐지 결정이 발표되는 D+5일 내 두산에너빌리티를 매수한다. 한국 측 트리거는 2026년 11월 11차 전기본 확정안에서 SMR·LNG 비중이 추가 상향될 경우 한국 SMR 밸류체인(두산에너빌리티·삼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 동시 리레이팅이다.

이번 주에 단 하나만 추적한다면, 분기별로 발표되는 PJM 도매전력 총비용(MWh당)이다. 현재 136.53달러이며 150달러 돌파가 시나리오 A 진입의 1차 트립와이어다. 이 수치가 다음 분기 보고서에서 150달러를 넘어서는 순간, 한국 전력기기·SMR·산업용 요금 인상의 5중 충격 시간표는 가설에서 베이스라인으로 이동한다.

출처

– [Goldman Sachs Research — US Data Center Power Demand Projected to Double by 2027 (2026-05-20)](https://www.goldmansachs.com/insights/articles/us-data-center-power-demand-projected-to-double-by-2027)

– [Monitoring Analytics, LLC — 2026 Quarterly State of the Market Report for PJM: January through March (2026-05-14)](https://www.monitoringanalytics.com/reports/PJM_State_of_the_Market/2026/2026q1-som-pjm.pdf)

– [PJM Interconnection — PJM Auction Procures 134,479 MW of Generation Resources (2027/2028 Base Residual Auction) (2025-12-17)](https://insidelines.pjm.com/pjm-auction-procures-134479-mw-of-generation-resources/)

– [PJM Interconnection — 2027/2028 Base Residual Auction Report (For Public Use) (2025-12-17)](https://www.pjm.com/-/media/DotCom/markets-ops/rpm/rpm-auction-info/2027-2028/2027-2028-bra-report.pdf)

– [Utility Dive — Data centers were 40% of PJM capacity costs in last auction: market monitor (2026-01-07)](https://www.utilitydive.com/news/data-centers-pjm-capacity-auction/808951/)

– [E&E News by POLITICO — Data centers drive 76% surge in PJM power prices (2026-05-15)](https://www.eenews.net/articles/data-centers-drive-76-surge-in-pjm-power-prices/)

– [Goldman Sachs Research — AI is poised to drive 160% increase in data center power demand (2024-05-14)](https://www.goldmansachs.com/insights/articles/AI-poised-to-drive-160-increase-in-power-dem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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