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5월 14일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에서 벌어진 이란-UAE 간의 공개 충돌은 BRICS가 서방에 맞선 결속 블록이라는 서사의 허구성을 스스로 입증한 순간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 연대를 이념적 기반으로 삼았던 글로벌 사우스 프로젝트는, 정작 그 해협을 봉쇄한 분쟁의 당사자 두 나라를 같은 회의실 안에 앉히는 데 실패함으로써 내부적으로 이미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이 회의의 진짜 의미는 채택될 공동성명이 아니라, 채택되지 못한 공동성명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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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2026년 2월 28일 개시된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76일째 계속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 통과량 대비 70% 이상의 유량 감소와 국제 유가의 사상 최대 월간 상승폭이라는 이중 충격을 낳았다. 이 에너지 쇼크는 BRICS 회원국 전체가 피해자임을 뜻하며, 블록 자체가 위기 관리 능력을 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 아라그치-알 마라르의 공개 설전은 단순 외교 충돌이 아니라 BRICS 확장 전략 자체의 모순을 노출한다. 정면으로 충돌 중인 두 국가를 동일 블록에 편입시킨 2024년 확장 결정이, 에너지 연대의 제도화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구조적 지뢰를 심어놓은 셈이다.
– 왕이의 불참(트럼프의 베이징 방문을 이유로 대사급으로 격하)은 BRICS가 미-중 양자 관계의 하위 변수에 불과함을 드러낸다. BRICS가 대미 대항 연대라는 서방 언론의 통념은 이 단 하나의 부재가 반증한다.
– 인도의 자국통화 결제 확대 및 탈달러화 수사에도 불구하고, 2026년 3월 미 재무부의 30일 러시아산 원유 긴급 면제 신청과 모디 총리의 금 매입·연료 절약 촉구는 달러 기반 에너지 시장에 대한 인도의 실제 의존도가 이념과 반비례함을 입증한다.
– 브렌트유가 3월 8일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후 최고 126달러를 기록한 경로는 단순 전쟁 프리미엄이 아니라, 이란이 지정학적 요충지를 전략 무기화하는 ‘거부 능력(denial capability)’이 호르무즈-에너지 시장 연결고리에서 유발하는 비선형 가격 충격의 실증 사례다.
– 이번 회의가 4월에 이어 연속으로 공동성명 채택에 실패할 경우, 9월 예정된 제18차 BRICS 정상회의는 글로벌 사우스의 결속을 과시하는 무대가 아니라 원심력이 구심력을 압도하는 공개 분열의 장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 호르무즈 위기가 가속화한 역설적 결과는, BRICS 탈달러화 아젠다의 수사적 강화와 실질적 정체의 동시 발생이다. 이란의 해협 봉쇄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들이 정작 달러 결제 시스템과 미국 해군력에 의존해 위기를 관리해야 했다는 사실이 그 구조적 아이러니를 압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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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호르무즈 봉쇄 76일: 에너지 연대의 이념이 현실에 부딪힌 순간
BRICS가 오랫동안 표방해온 에너지 연대의 핵심 논리는 단순했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공동으로 화석연료 공급망을 확보하고, 달러 기반 결제 시스템을 우회하며, 서방 주도 에너지 가격 체계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76일간의 호르무즈 위기는 이 이념이 현실의 마찰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사실 관계부터 정리하면, 이란은 공습 나흘 후인 3월 4일 해협 봉쇄를 선언했고, 초기 70% 이상의 통과량 감소가 발생했다. 이 해협은 정상적으로 하루 2,000만 배럴의 원유를 운반하며, 전 세계 해상 유류 교역의 약 20%, LNG 교역의 약 20%, 국제 거래 비료의 최대 30%가 통과한다. 3월 8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4년 만의 처음), 최고 126달러를 기록했다. 3월 한 달간의 유가 상승폭은 사상 최대 월간 증가폭으로 기록됐다.
BRICS 회원국 중 피해 없는 나라는 사실상 없었다. 인도는 외환 보유고 부족에 직면해 모디 총리가 국민에게 금 구입 자제와 1년간 연료 절약을 촉구했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및 LNG 수입의 75%와 59%를 각각 의존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아시아 수입국들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이란이 자국의 핵심 동맹국이라 여기는 중국, 러시아, 인도에 대해서는 예외적 통과를 허용했지만, 현실에서는 이들 국가의 선박조차 분쟁 리스크와 보험료 급등으로 우회로를 찾아야 했다. 6월이 되면 페르시아만 내에 600척 이상의 유조선이 발이 묶여 있고, 만 밖에 240척이 대기 중인 상황이 전개됐다.
표면적으로는 BRICS 회원국 모두가 이란의 입장에 공감해야 할 유인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실제 작동 메커니즘은 전혀 달랐다. 미국은 4월 13일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고, 이에 맞서기 위한 집단적 에너지 대응 체계는 BRICS 내에서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인도는 3월 6일 미 재무부로부터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위한 30일 긴급 면제를 받았다. BRICS의 탈달러화 메커니즘을 통해 위기를 관리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제재 면제 시스템에 의존해 위기를 타개한 것이다. 이 사실 하나가 BRICS 에너지 연대 서사의 구조적 한계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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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아라그치의 UAE 직접 비난: 외교적 실언이 아닌 구조적 불가능성의 공개 선언
2026년 5월 14일 오전 10시 30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에서 개막한 BRICS 외교장관 회의의 첫 번째 공식 세션은 예상을 빗나간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란의 아라그치 외교장관은 본회의 연설에서 UAE를 직접 거명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자제하면서도, 회의 직후 “단결을 위해 UAE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진실은 UAE가 이란에 대한 침략에 직접 가담했다는 것”이라고 공개 발언했다. 그는 아부다비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기지, 영공, 영토, 정보 및 기타 시설을 제공했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했으며, “이스라엘과 결탁해 분열을 조장하는 국가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UAE 측 대표인 칼리파 샤힌 알 마라르 외교담당 국무장관과의 충돌은 세션이 진행되는 동안 격화됐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야 했다. 이 장면은 두 가지 층위에서 분석되어야 한다.
첫 번째 층위는 단기 외교적 파장이다. BRICS는 4월의 차관급 회의에서도 공동성명 채택에 실패했다. 이번 회의 역시 이란-UAE 간 갈등으로 합의문 도출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란 측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 침략”을 명시적으로 규탄하는 언어를 공동성명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UAE는 이를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UAE는 2026년 2월 28일 이후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받아 2,800발 이상을 요격했으며, 칼리파 산업단지 내 에미리트 글로벌 알루미늄 알타웰라 시설이 직접 타격을 받아 6명이 부상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성명에 연명할 수 없다는 것은 외교적 산수의 기본이다.
두 번째이자 더 본질적인 층위는 BRICS 확장 전략의 구조적 모순이다. 2024년 이란과 UAE가 동시에 BRICS 정회원으로 편입됐을 때, 국제사회의 주목은 그룹 GDP 및 인구 확대 효과에 쏠렸다. 하지만 정작 간과된 것은 이 두 국가가 중동 지역 패권을 둘러싸고 이미 구조적 적대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번 충돌은 그 결과를 2년 만에 청구서로 받아낸 것이다. 이란은 UAE를 이스라엘의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UAE는 이란을 자국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인식한다. 이 두 인식 체계는 어떠한 공동성명 언어로도 동시에 만족될 수 없다. BRICS 확장의 외연 확대가 내부 결속력을 희생시켰음을 뉴델리 회의실이 고스란히 증명했다.
또한 이 충돌의 배경에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의 UAE ‘비밀 방문’ 논란이 있다. 네타냐후 측이 전쟁 중 UAE를 방문했다고 주장하자 UAE는 즉각 이를 부인했지만, 아라그치는 이미 “이스라엘과 결탁하는 자들”이라는 언급으로 UAE를 직접 겨냥한 바 있었다. 이 일련의 흐름은 회의장에 폭발물로 작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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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왕이의 빈자리: BRICS는 대미 대항 연대가 아니라 미-중 관계의 종속 변수다
이번 뉴델리 회의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존재는 회의장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없는 사람이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이유로 이번 회의에 불참했고, 주인도 중국 대사 쉬페이홍이 대신 참석했다. 이 결정은 표면적으로는 일정 충돌로 읽히지만, 실제 작동 메커니즘은 훨씬 더 심층적인 지정학적 신호를 담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가 오랫동안 놓쳐온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서방 언론의 지배적 서사는 BRICS를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반서방·탈달러 연합 전선으로 규정해왔다. 그러나 왕이의 이번 부재는 베이징이 BRICS보다 트럼프와의 양자 관계를 전략적으로 더 우선시한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드러낸다. 중국 외교의 실질적 위계에서 BRICS 외교장관 회의는 미-중 정상회담 준비 국면보다 하위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이 부재의 비대칭적 효과는 두 방향으로 작용한다. 첫째, 중국이 빠진 BRICS 논의는 구조적으로 의제 설정 능력이 약해진다. 이란-UAE 갈등을 중재하거나, 호르무즈 위기에 대한 집단적 대응 언어를 만들거나, 탈달러화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할 외교적 추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중국의 역할이었다. 대사급 참석은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둘째,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 시점에 BRICS 회의가 열렸다는 사실 자체가 미-중 관계가 BRICS의 공간을 침식하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BRICS는 미-중 대결의 대안 공간이 아니라, 미-중 협상의 그림자 속에서 운영되는 보조 무대에 그친다.
반론도 존재한다. 중국의 전략적 계산에서 BRICS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를 만드는 도구로 활용된다는 시각이 있다. BRICS가 강해 보일수록 미국은 중국과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온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논리는 이번 상황에서 역방향으로 작동했다.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이 성사된 이 시점에 중국이 BRICS 외교장관 회의를 대사급으로 격하한 것은, 미-중 양자 채널이 열리면 BRICS 다자 채널은 즉각 후순위로 밀린다는 것을 오히려 증명한다.
BRICS의 대미 대항 연대 서사가 정말로 작동하려면, 중국이 미-중 협상 국면에서도 BRICS 연대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중국은 유리한 미-중 양자 딜이 가능할 때 언제든 BRICS를 후순위에 놓는다. 이것이 바로 왕이의 부재가 전달하는 구조적 메시지다. BRICS를 대미 대항 연대로 읽는 시각은 컨센서스적으로 편리하지만 분석적으로 오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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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탈달러화의 역설: 가장 크게 외치는 국가가 가장 먼저 달러로 돌아간다
BRICS 회의가 열릴 때마다 탈달러화(de-dollarization)는 어김없이 핵심 의제로 등장한다. 이번 인도 의장국 회의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BRICS 2026 아젠다에 디지털 루피 기반 국경간 결제 프레임워크를 제출했다. CIPS(중국의 위안화 결제 시스템)는 2025년 한 해에만 위안화 환산 245조 달러 상당의 거래를 처리했고, 러시아-중국 교역의 대부분은 이미 위안화와 루블로 결제된다.
그러나 이 수치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호르무즈 위기가 발생한 직후, 인도가 취한 가장 결정적인 실질 조치는 탈달러화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재무부에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위한 30일 긴급 제재 면제를 신청하는 것이었다. BRICS의 대안 결제 시스템이 아니라, 정확히 그 시스템이 우회하려는 달러 제재 체계의 예외 조항을 활용해 에너지 위기를 관리한 것이다. 이것이 탈달러화 수사와 달러 의존 현실 사이의 간극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 역설이 발생하는 인과 경로는 명확하다. 현재 BRICS 대안 결제 인프라는 거래 규모의 제약, 환율 리스크, 유동성 부족, 신뢰성 문제로 위기 상황에서 대규모 에너지 결제를 처리할 역량이 없다. 러시아가 인도의 루피 결제를 선호하지 않는 것은 이념이 아니라 경제적 현실이다. 루피는 국제 구매력이 제한적이어서 모스크바는 위안화를 선호한다. 그런데 위안화 결제가 확대되면 이번에는 인도가 위안화 축적을 꺼린다. 이 삼각 딜레마가 BRICS 탈달러화의 구조적 교착 상태를 만든다.
이번 호르무즈 위기는 이 교착 상태를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2차 효과를 추적하면 다음과 같은 경로가 보인다. 유가 급등 → 인도 경상수지 적자 확대 → 루피 약세 압력 → 달러 표시 에너지 지출 증가 → 외환 보유고 감소 → 달러 기반 결제 의존도 심화. 이 사이클은 탈달러화 담론이 강해질수록 현실의 달러 의존도도 함께 증가하는 역설적 결과를 낳는다. BRICS 국가들이 탈달러화를 더 크게 외칠수록, 정작 위기 국면에서 달러 시스템의 완충 기능에 더 절박하게 의존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인도중앙은행의 디지털 루피 국경간 결제 제안이 2026-2027년 CBDC 상호운용성 프레임워크 채택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의미 있지만, 현재의 구조적 제약을 단기간에 극복하기는 어렵다. 이 사실이 뉴델리 회의의 탈달러화 논의를 구체적 정책 진전보다 수사적 단결의 언어로 머물게 만드는 본질적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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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2026년 9월 BRICS 정상회의는 구심력이 아닌 원심력의 무대가 될 것이다
외교 회의의 가치는 채택된 성명의 내용만으로 측정되지 않는다. 성명이 채택되지 못했을 때, 그 실패의 지형도가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번 뉴델리 회의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회의에서 공동성명이 채택되지 못할 경우(또는 채택되더라도 중동 갈등에 관한 핵심 언어가 삭제된 경우), 그것은 4월의 실패와 연속되는 구조적 패턴을 형성한다. 두 번 연속으로 공동성명에 실패한 블록이 4개월 후에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면, 정상회의는 결속의 무대가 아니라 균열의 공개 진열장이 될 공산이 크다.
이 판단을 뒷받침하는 세 가지 구체적 경로가 있다. 첫째, 이란-UAE 갈등이 5월 14일 현재 해결 조짐 없이 76일째 지속되고 있으며, 트럼프가 5월 12일 테헤란의 휴전 제안을 “쓰레기”라고 표현할 만큼 협상은 공전하고 있다. 9월까지 이 갈등이 종료될 시나리오는 현재 데이터로는 낮은 확률이다. 둘째, 인도의 포지셔닝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재이샨카르 장관은 “국제 수역에서의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해상 흐름”이라는 언어를 사용했는데, 이것은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를 간접 비판하는 인도의 중립 포장 언어다. 인도는 BRICS 의장국이면서도 이란의 입장을 지지하는 성명에 연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는 QUAD 및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중국의 구조적 부재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 이후 미-중 양자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중국의 BRICS 투자 의지는 더욱 조건부가 될 수 있다.
이 세 가지 원심력이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에서, 2026년 9월 BRICS 정상회의가 의미 있는 공동 선언을 채택하거나 제도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동 갈등의 유의미한 냉각, 인도-미국 전략 관계의 재조정, 또는 중국의 적극적 중재 개입이 필요하다. 세 조건 중 어느 하나도 현재 기준으로 확실하지 않다.
역설적으로 이 원심력의 강화는 BRICS 존재의 의미를 오히려 재정의할 수 있다. 미국 주도의 단극 질서에 대한 대안이라는 이념보다, 국가 간 이해관계 조율의 유연한 포럼으로 기능이 축소될 경우, BRICS는 여전히 외교 채널로서의 실용적 가치를 보유한다. 그러나 그것은 글로벌 사우스 에너지 연대의 제도적 기반이라는 야망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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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시나리오 A: 이란-UAE 봉합 없는 BRICS 형식적 합의 — 분열의 제도화 (확률 45%)
트리거: 5월 15일 회의 종료 전 외교적 타협을 통해 중동 갈등 언어를 최소화한 공동성명이 채택되지만, 이란-UAE 실질 갈등은 봉합되지 않는다. 6월 이후 호르무즈 분쟁이 소강상태에 들어가되 이란의 통행 제한 조치는 부분적으로 유지된다.
트립와이어: (1) 5월 15일 BRICS 공동성명 채택 여부 및 ‘미국·이스라엘 침략 규탄’ 언어 포함 여부; (2) 브렌트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아래로 안착하는지 여부; (3) 이란 FM 아라그치와 알 마라르의 추가 공개 설전 발생 여부; (4) 5월 말 유엔 안보리의 호르무즈 관련 결의안 표결 결과.
시장 함의: 원유 현물(브렌트)은 110달러 수준에서 중기 지지 구간 형성, 아시아 에너지 수입국 통화(인도 루피,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달러 대비 3–5% 범위의 지속적 약세 압력. 인도 국채(10년물) 수익률은 대외 불확실성과 유가 부담으로 소폭 상승 기조 유지.
확률 근거: 4월 차관급 회의 실패 선례와 양측의 기본 입장 변화 부재를 감안하면 완전 합의보다 형식적 타협이 역사적 기반율상 더 빈번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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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B: 공동성명 완전 실패 및 BRICS 기능 정지 — 글로벌 사우스 분열 공개화 (확률 35%)
트리거: 이란의 규탄 언어 고수와 UAE의 거부가 평행선을 달리며 5월 15일 회의가 공동성명 없이 종료. 이어 6월 또는 7월 이란이 호르무즈에서 새로운 충돌을 일으키거나, 이란-UAE 간 제3국 경유 교전이 확인되는 경우.
트립와이어: (1) 5월 15일 BRICS 공동성명 불발 공식 확인; (2) 6월 이란 외교부의 UAE 겨냥 추가 성명 또는 아라그치의 재차 공개 비난; (3) 브렌트유가 114달러(5월 초 기록) 재돌파; (4) 인도 RBI의 외환 개입 규모가 주간 30억 달러 초과.
시장 함의: 원유(브렌트) 120달러 이상 재진입 가능성, 에너지 수입국 아시아 통화(루피, 루피아) 급격한 약세로 EM 채권 스프레드 확대. 반면 국제 원자력 에너지 및 대체에너지 ETF에는 단기 수급 모멘텀 발생.
확률 근거: 두 차례 연속 합의 실패 선례, 양측 핵심 이익(이란의 침략 규탄 요구 대 UAE의 피해자 지위)이 제로섬 구조이며, 라브로프의 중재가 1차 세션에서 이미 필요했다는 점이 완전 결렬 가능성을 상당 수준으로 유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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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C: 비공식 휴전 진전으로 BRICS 부분 결속 회복 — 에너지 시장 안정화 (확률 20%)
트리거: 5월 14일 또는 15일 미국-이란 간 비공식 중개 채널을 통한 호르무즈 한시적 재개 합의 도달, 또는 파키스탄 중재 후속 협상이 재개되는 신호 포착. UAE가 이란과의 직접 비공개 접촉에 합의.
트립와이어: (1) 미 국무부 또는 이란 외교부의 협상 재개 관련 성명 발표; (2) 브렌트유가 7일 내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하락; (3) 페르시아만 내 억류 유조선 수가 600척에서 400척 이하로 감소; (4) 인도 재무부의 긴급 면제 연장 불신청.
시장 함의: 원유 공급 우려 완화로 브렌트 단기 80달러대 복귀, 아시아 에너지 수입국 통화 회복세 전환, 인도 증시(Sensex) 에너지·소재 섹터 반등. 그러나 근본적 이란-UAE 관계 개선 없이는 랠리의 지속성이 제한적.
확률 근거: 협상 교착이 76일 이상 지속된 가운데 미국이 5월 6일 호르무즈 호위 작전을 일시 중단했다는 사실은 협상 여지가 여전히 열려 있음을 시사하나, 트럼프의 “쓰레기” 발언(5월 12일)이 전제하는 적대적 협상 환경은 빠른 돌파를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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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뉴델리 BRICS 외교장관 회의가 보여준 것은, 글로벌 사우스가 단일한 지정학적 블록이라는 명제가 이제 실증적으로 반박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76일간의 호르무즈 위기는 BRICS 회원국들이 공유하는 것이 이념이나 이해관계가 아니라 취약성임을 드러냈다. 이란과 UAE는 같은 회의실에 앉아 서로를 직접 비난했고, 가장 강력한 회원국인 중국은 더 중요한 양자 협상을 위해 대사를 보냈으며, 의장국 인도는 에너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탈달러화 파트너가 아닌 미국 재무부의 면제 시스템에 의존했다. 이 세 사실을 합산하면 하나의 명확한 결론이 도출된다. BRICS는 서방 주도 질서의 대안 제도가 아니라, 그 질서 속에서 각자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려는 국가들의 다원적 포럼이다.
이 테제가 옳다면 향후 2–4주 내에 다음 세 가지 관찰이 가능하다. 첫째, 5월 15일 공동성명 채택 여부와 그 언어의 구체성이 BRICS 기능 정지 여부를 확인하는 1차 지표가 된다. 성명이 ‘중동 지역 긴장 우려’라는 모호한 언어로 타협되거나 아예 불발되면, 9월 정상회의 의제 설정 능력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둘째, 브렌트유가 배럴당 114달러 수준을 유지하거나 재돌파할 경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에너지 수입 의존 BRICS 회원국의 외환 압력이 가시화되며 이들 국가의 탈달러화 동참 의지는 더욱 약화된다. 셋째,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 후속으로 BRICS 관련 고위급 후속 접촉을 얼마나 신속하게 재개하느냐가 블록의 명목적 리더십 유지 여부를 가름한다.
이번 주 독자들이 추적해야 할 단 하나의 지표를 고른다면, 5월 15일 오후 발표될 BRICS 공동성명의 존재 여부와 ‘침략 규탄’ 또는 ‘국제 수역 항행 자유’ 중 어느 언어가 채택되었는지다. 이 단어 선택 하나가 6월 이후 BRICS 에너지 외교의 방향과 호르무즈 위기 해소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재설정하는 트립와이어로 작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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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l Jazeera — Iran war: Why the BRICS foreign ministers meeting in India matters (2026-05-14)](https://www.aljazeera.com/news/2026/5/14/iran-war-why-the-brics-foreign-ministers-meeting-in-india-matters)
– [Iran International — Iran and UAE clash at BRICS foreign ministers meeting (2026-05-14)](https://www.iranintl.com/en/202605147412)
– [Modern Diplomacy — Iran-UAE Dispute Overshadows BRICS Foreign Ministers’ Meeting in India (2026-05-14)](https://moderndiplomacy.eu/2026/05/14/iran-uae-dispute-overshadows-brics-foreign-ministers-meeting-in-india/)
– [The National — Iran war overshadows Brics meeting as foreign ministers gather in India (2026-05-14)](https://www.thenationalnews.com/news/2026/05/14/iran-war-overshadows-brics-meeting-as-foreign-ministers-gather-in-india/)
– [Tempo — Iran War Tensions, Oil Shocks Dominate BRICS Talks in India (2026-05-14)](https://en.tempo.co/read/2103669/iran-war-tensions-oil-shocks-dominate-brics-talks-in-india)
– [Subkuz — BRICS Foreign Ministers Meeting Opens in New Delhi Amid Global Geopolitical Challenges (2026-05-14)](https://subkuz.com/news/english/details/brics-foreign-ministers-meeting-2026-begins-in-new-delhi-under-indias-presidency/188005)
– [Organiser — India hosts BRICS meeting as geopolitical faultlines widen (2026-05-14)](https://organiser.org/2026/05/14/353333/bharat/brics-foreign-ministers-meeting-set-to-begin-in-new-delhi-focus-on-global-south-governance-reforms-multipolar-order/)
– [PressTV — UAE ‘active partner’ in US-Israeli aggression on Iran: FM Araghchi (2026-05-14)](https://www.presstv.ir/Detail/2026/05/14/768607/Araghchi-slams-UAE-for-being-%E2%80%98active-partner%E2%80%99-in-aggression-against-Iran)
– [The Print — Iran-UAE rift over West Asia conflict surfaces at BRICS meeting (2026-05-14)](https://theprint.in/india/iran-uae-rift-over-west-asia-conflict-surfaces-at-brics-meeting/2931709/)
– [US News & World Report — Iran and UAE Clash at BRICS Foreign Ministers’ Meeting (2026-05-14)](https://www.usnews.com/news/world/articles/2026-05-14/iran-and-uae-clash-at-brics-foreign-ministers-meeting)
– [ChinaPulse — Iran says BRICS unable to reach consensus on West Asia conflict due to UAE stance (2026-05-14)](https://www.chinapulse.com/data-news/2026/05/14/iran-says-brics-unable-to-reach-consensus-on-west-asia-conflict-due-to-uae-stance)
– [Al Jazeera — Oil prices surge as violence flares in Strait of Hormuz (2026-05-05)](https://www.aljazeera.com/economy/2026/5/5/oil-prices-surge-as-violence-flares-in-strait-of-hormuz)
– [Wikipedia — 2026 Strait of Hormuz crisis](https://en.wikipedia.org/wiki/2026_Strait_of_Hormuz_crisis)
– [Wikipedia — 2026 Iran war fuel crisis](https://en.wikipedia.org/wiki/2026_Iran_war_fuel_crisis)
– [Wikipedia — 2026 Iranian strikes on the United Arab Emirates](https://en.wikipedia.org/wiki/2026_Iranian_strikes_on_the_United_Arab_Emirates)
– [Ministry of External Affairs, India — BRICS Foreign Ministers’ Meeting Under India’s Chairship (May 14-15, 2026) (2026-05-14)](https://www.mea.gov.in/press-releases.htm?dtl%2F41130%2FBRICS+Foreign+Ministers+Meeting+Under+Indias+Chairship+May+1415+2026=)
– [Modern Diplomacy — RBI’s Digital Currency Proposal for the BRICS 2026 Agenda (2026-04-21)](https://moderndiplomacy.eu/2026/04/21/rbis-digital-currency-proposal-for-the-brics-2026-agenda/)
– [Dallas Fed — What the closure of the Strait of Hormuz means for the global economy (2026-03-20)](https://www.dallasfed.org/research/economics/20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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